나는야 우리집 바리스타! ① 모카포트 편

콩나물 지하철과 한 판 승부를 벌인 아침시간에도, 포만감이 뇌의 정상작용을 방해하는 오후시간에도 녀석은 우리와 함께 한다. 팀장의 히스테리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 '졸음 유발자' 상무님의 훈화 말씀 중에도 녀석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 녀석의 달달함과 부드러움은 힘든 직장생활에서 활력소다. 뜨거운 물과 종이컵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인 커피믹스 이야기다.

한국인들에게 커피믹스는 습관이요 강장제다. 볼펜이나 포스트잇만큼 커피믹스는 회사 소모품 중요 1순위다. 최근에 커피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100% 아라비카 원두' 커피믹스, 칼로리를 1/2로 줄인 제품 등이 사무실 비품 캐비넷을 채우기 시작했다. 웰빙 열풍 속에 커피믹스가 사무실에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다양한 커피믹스 종류가 시판되는 형국이다.

커피믹스 한 봉(12g)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이 반(半)이며 커피 프리마는 우유가 아닌 기름(식물성 유지)으로 만든다는 등. 굳이 귀에 거슬리는 커피믹스 관련 사실들을 언급하지 않아도 커피믹스가 건강식품이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일부 사무실에서는 에스프레소 추출기구나 네프스페소 머신을 '공구'하곤 한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는데 커피믹스는 건강 상 부담스럽고 회사에서 커피 관련 기구를 공구할 형편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집에서 직접 원하는 커피를 만들어보자. 에스프레소 추출 주전자인 모카포트를 소개한다.



모카포트(Moka Pot)는 1933년 이탈리아 비알레티(Bialetti)社에서 개발된 에스프레소 추출기다. '모카(Moka)'라는 명칭은 비알레티가 최초로 출시한 제품의 브랜드였는데 지금은 아예 에스프레소 추출기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동작원리는 간단하다. 
   
    1) 먼저 주전자 밑부분(A)에 물을 채운다.
★★ 단, 물을 안전밸브 위까지 채우면 안 된다. 모카포트의 밑부분에는 과한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밸브가 달려있는데 이 위로 물을 채우면 에스프레소가  넘쳐 흐를 수 있다. 모카포트 하단부에 콩알만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안전밸브다.(위 사진 참조)

    2) 물을 채운 뒤, 필터(B)를 A위에 얹고 분쇄커피를 가득 채운다.
★★ 만족스런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서는 수저 등으로 살살 눌러주며 필터에 커피를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 필터 위 커피를 다져주는 기구도 구입할 수 있지만 그 정도는 필요 없다. 수저면 충분하다. 필터에 커피가 제대로 담기지 않으면 에스프레소의 맛이 밍밍해진다. 그런 에스프레소로 만든 라떼 역시 맛있을 리 없다.

    3) 물과 커피를 채운 뒤, 상단부(C)를 끼워 가열한다.
★★ 가열된 물이 강한 압력과 함께 수증기로 변하며 필터 부분(B)을 통과한다. 수증기가 분쇄커피를 통과하며 커피액으로 변신해 모카포트 상단부(C)에 모이게 된다. 10~15분 정도 가열하면 된다. 만일 정확한 타이밍을 모를 경우, 하단부에서 더 이상 커피가 올라오지 않을 때 불을 끄면 된다. 지나치게 가열할 경우 모카포트 밑부분이 새카맣게 타버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글로 설명해 다소 길어졌지만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분쇄한 원두로 커피를 추출하는 게 커피믹스를 종이컵에 털어넣는 것보다 수십배 귀찮다. 하지만 설탕과 기름으로 범벅된 믹스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보다 나만의 라떼를 만들어먹는 게 낫지 않을까. 맛집을 가기 위해 먼 동네까지 가곤 하는데 커피를 위해 이 정도의 노력도 못 기울이겠는가.

PS1. 참고로 저녁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다음 날 회사에 가져가 우유만 구입해 섞어먹으면 좋다. 시간도 절약하고 커피도 즐기고.
PS2. 다음 번에는 모카포트의 종류와 가격에 대해 알아보겠다.

by almaviva | 2008/07/05 15:43 | Caf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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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nzafine at 2008/07/05 22:30
오- 가격편 기대되네요
Commented by almaviva at 2008/07/06 09:55
오- 기대해주세요
Commented by 꾸에 at 2008/08/27 15:43
잘 봤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있는데요.
보통 모카포트라면 가열한지 4~5분 정도면 추출되지 않나요?
밑에 물이 많이 남는 종류의 모카포트가 아니라면 15분 정도 가열하면
모카포트 태워먹지 않을까요?
그리고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압력이 높지 않으므로 탬핑하지 말고
평평해질 정도로 살짝 토닥여주면 돼죠?
혹시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탬퍼로 탬핑해야한다고 오해하실 분이 계실까봐
주제넘게 덧붙입니다.
Commented by almaviva at 2008/08/27 17:45
넵, 맞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10~15분은 가스불을 켠 순간부터 커피 추출이 최종 완료되는 시점(총 시간)까지입니다. 좀 넉넉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모카포트 크기에 따라 다소 시간 차가 있습니다. 제가 쓰는 게 6인용이라 그 기준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서 '빡세게' 탬핑 하면 커피 추출이 잘 안 될 수도 있죠.ㅋㅋ 살짝 덮듯이 눌러주시는 게 맞습니다. 제 설명이 좀 부족했네요. 의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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