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12일
미안하다 말하지 말아요.(인터뷰는 트릴리니처럼 시원하게)
사격 남자 권총 10m 은메달 리스트 진종오 선수는 "은메달 따서" 죄송하고 부상 투혼 끝에 역시 은메달을 획득한 유도 -73kg급 왕기춘 선수는 "원희 형한테" 미안하단다. 방송과 언론 보도에는 '아쉬운', '통한의' 등의 표현이 넘쳐난다. 세계 2등씩이나 해놓고 누구한테 뭣 때문에 그토록 미안한 건지.

세 명의 이탈리아 선수와 함께 당당히 펜싱 여자 플러레 준결승까지 오른 남현희 선수. 얼굴에 '늙은 여우'의 음침함이 잔뜩 묻어나는 이탈리아 선수들 속에서 그녀의 '똘기' 가득한 눈매는 빛을 발한다. ('똘기'가 항상 부정적인 건 아니다.) 네 명의 여우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두번째 자리를 차지한 그녀는 자신있게 말한다.
"은메달은 정말 영광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만족한다."
흥미진진한 결승전을 펼쳐준 그녀의 멋진 플에이에 감탄했고 경기 후 보여준 당당한 인터뷰에 속 시원함을 느꼈다.
선수들이 얼마나 금메달에 대한 압박을 받았으면 은메달을 따놓고도 사과를 하는 걸까. 한국 가전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위 안에만 들어도 잘했다고 떠들어 대면서 왜 굳이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은근히 '1등'을 강요하는가.
차라리 진종오와 왕기춘이 (남현희에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 펜싱 선수 트릴리니처럼 이렇게 당당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주최 측에서) 세 명의 이탈리아 펜싱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걸 원치 않았던 것 같아요. 전 충분히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재심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레드 카드를 주는 건 불공정합니다. 은퇴하겠습니다. 2012년 영국 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하면 아마 사람들(주최측)이 제 다리를 부러트리면서까지 절 방해할테니까요."
-이탈리아 스포츠 신문 'La Gazzetta dello Sport'와의 인터뷰에서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냥 아쉽고 분한 거 속시원하게 토해내자. 최선을 다한 뒤에 사과가 왠 말인가.
트릴리니 사진 출처 : http://www.corrieredellosport.it
남현희 사진 출처 : http://spor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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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8/12 11:24 | Pensamento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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