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보께리아 시장 매춘으로 몸살

↑색깔만 봐도 침이 고이는 과일들이 즐비하고

↑짭조름한 하몬(말린 돼지 뒷다리)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1~2유로에 불과한 다양한 과일주스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하며

↑식품점 마시따(Masitta)에서 간단한 한국음식과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이들의 필수 방문지, 바로 보께리아(Boqueria)시장이다.

하지만 어둠이 깔린 뒤, 보께리아 시장의 모습은 180도 바뀐다. 손님과 시장상인들이 빠진 자리를 매춘부들이 메우며 우범지대로 변신한다. 길거리에서 난교를 벌이는 모습이 가히 충격적이다.(아래 사진 : 엘 빠이스)

스페인 일간지 엘 빠이스(El Pais)의 특집 기사에 따르면, 매춘여성들은 한 번에 20유로 정도를 받고 말 그대로 '길거리'에서 몸을 판다고 한다. 아침 시간, 시장 바닥에서 사용한 콘돔을 발견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그만큼 시장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매춘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아래 사진 : 엘빠이스)

보께리아 시장 매춘과 관련해 바르셀로나 시정부가 방관만 하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감시 카메라를 늘렸지만 게릴라식으로 영업하는 이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충격적인 사진이 공개되자 인터넷에는 보께리아 시장 매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여럿 제시되고 있다. '매춘 여성들을 네덜란드처럼 제도권 안으로 불러들이자', '매춘 여성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소개해주자' 등.

사실 바르셀로나에서 길거리 매춘은 그리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보께리아 시장 외에도 람블라스 거리 주변에 있는 상당수 외진 골목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매춘 여성들이 활동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매춘 여성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주선해줌과 동시에 보께리아 시장 주변을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본다. 시장 주변에 카페나 가게들이 많지 않아, 밤이 되면 적막하다 못해 으스스하다. 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단속만 강화하면 결국 또 다시 도루묵이다.

by almaviva | 2009/09/02 22:33 | Mundo | 트랙백 | 덧글(0)

여행기는 여행기다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당신은 여행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기 경험을 정리하는 글? 다른 사람에게 두루 읽히고픈 자신의 경험담? 후배 배낭여행자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사연들?
의문이 들었다. 사실적이고 권장할 만한 여행기라는 게 대체 뭡니까?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이야기라는 건 한가지 욕망에서 튀어나오는 단품 같은 게 아니다.
이런 점에서 괜찮은 글이 저런 점에서 안 괜찮을 수도 있고, 이 모든 걸 떠나 그저 개인적인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다.
여행기가 법전인가?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에서 한치라도 벗어나면 안 될까? 후배 여행자들이 따라 하기 쉬운 치기 어린 사연들은 모조리 배제해야 할까?

맞다.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일을 태연하게 행한 과거를, 모험담처럼 늘어놓는 게 100% 현명한 짓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런 에피소드만을 똑 떼어내 그들이 후배 여행자들에게 잘못된 과오를 범하도록 조장했다고 주장하는 게 옳은 말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겐 후자가 더 위험하게 다가온다. 타인이 힘들여 쌓아놓은 경험치를 몇마디 말로 손쉽게 무너뜨리려 한다는 점에서. 게다가 자신의 얄팍한 지식을 이용해 그들의 유명세에 도전함으로써 주변인들에게 주목받으려 하는 이상한 욕망 같은 게 읽힌다. 그러니 글의 마지막이 대개 다 그런 식인 거다. 내가 어딜 여행했는데... 나의 여행 경험은... 나는 누구로써...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것들이 있다. 류시화의 책이 유행하던 시절 한국은 이상한 인도 열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류시화의 글에서 오리엔탈리즘을 지적하는 건 무척 쉽다. 이미 너무나 많이 했으니까. 사기꾼이라고 몰아가기도 쉽다. 이미 너무도 많이 했으니까. 그런데 그의 책 자체가 그런 식인 거다. 환상과 사실이 마구 뒤섞인 스타일인 거다. 그걸 허구라고, 단적으로 거짓말이라고 몰아가야 할까.
명상가 혹은 그런 컨셉의 작가가 써내려간 환상적인 글을 보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따진다면 그게 헛수고 아닌가. 그 책 어디에 '100% 진실에 기반한, 인도 여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들고 다니면서 가이드북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여행기'라고 적혀 있나. 그건 글의 컨셉 자체를 오독하는 거다. 허구와 과장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책을 원하는 사람은 그걸 안 보면 되는 거다.
이미 읽어버렸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냥 과거 내 취향이 싸구려였거니 하면서 스스로를 원망하는 수밖에.

어쨌든 책이라는 건 팔아먹으려고 내는 거다. 어쩔 수 없다. 상품이다. 책 커버나 날개에 적혀 있는 소개글 좀 읽어보시길. 읽고 나서 하나도 동감 못할 내용 수두룩하다. 요즘 나오는 책들이 더 심할 거다. 영화 개봉할 때쯤 그 영화의 원작 책 번역되고, 유명인을 내세워 기획된 책들은 광고도 많이 한다.
지금 마케팅으로 안 이뤄진 게 어디있나. 영화도, 심지어 예능프로그램도 개봉하거나 전파 타기 전 주요 내용을 인용한 보도자료를 보내는 시대다. 상품을 띄우려면 마케팅은 필수다. 물론 독자가 농락당했다 느낄 만큼의 허구나 과장은 피해야겠지만. 그런데 한비야와 류시화의 글은 그 정도는 아닌걸?

물론 죽어라 싫은 여행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의 문제다. 거기에 책임감 따위까지 바라지 마라.
책은 그저 책일 뿐이다.

by almaviva | 2009/08/27 00:04 | Pensamento | 트랙백 | 덧글(0)

'쓰러지는 병사' 정말 연출인가?

종군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쓰러지는 병사'가 다시 조작설에 휘말렸다. 그동안 '쓰러지는 사람 주변에 다른 병사들이 없다', '총알을 맞은 흔적이 안 보인다' 등 사진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는데, 이번엔 좀 더 과학적인 분석이 나왔다.

의혹을 제기한 이는 스페인 바스코 대학의 호세 마누엘 수스페레기 교수(커뮤니케이션학). 이미 여러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기 때문에 간단히 사진을 통해 그의 주장을 살펴보자.(사진 출처 : http://www.dailymail.co.uk)

↓카파가 동일한 날에 찍은 세 장의 흑백사진이다. 약간씩 각도는 틀리지만 배경을 비교해보면, 같은 장소임이 분명하다.


↓아래 컬러사진은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Corboba)의 에스페호(Espejo)라는 마을로, 카파가 사진을 찍었다고 밝힌 세로 무리아노와는 무려 55km나 떨어진 곳이다. 과거에 비해 나무가 많아지긴 했지만 배경의 주요지형들이 카파 사진의 그것과 일치한다.

'쓰러지는 병사'의 조작 논란과 관련해 촬영장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수스페레기 교수가 주장하는 코르도바 에스페호 지역에서는 스페인 내전 당시 교전이 전무했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교전이 없는 곳에서 어떻게 '쓰러지는 병사'가 나올 수 있냐는 이야기다. (아래 사진을 보면 카파가 말한 촬영장소와 수스페레기 교수가 발견한 지역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의외로 수스페레기 교수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의견들이 꽤 있다. 그 중 하나가 '쓰러지는 병사'와 같은 롤에 담겨 있던 사진들이 대부분 병사들의 휴식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가 같은 롤에 담긴 사진 중 하나인데, 교전 중의 군인과는 거리가 멀다. 같은 롤에 담겨 있었다면 분명 동일한 시간대에 촬영됐을텐데, 다른 사람들이 여유 있게 포즈를 취하는 사이 어떤 이는 총에 맞아 쓰러지는 풍경은 무척이나 생경하다.

반면에 조작설과 관련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의견도 있다. 일부에서는 '쓰러지는 병사'의 포즈를 쉽게 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동일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은 이도 있다(아래사진). 하지만 멀쩡한 상태에서 넘어지려다 보니 다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적어도 카파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의 다리에선 인위적으로 지탱하려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쓰러지는 병사'의 몸에 특별한 외상이 없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공개처형 장면을 담은 아래 사진을 보면, 사람이 총에 맞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에서 반드시 상처가 발견되는 건 아닌 듯하다.

'쓰러지는 병사'와 관련해 조작 의혹은 많지만, 촬영 뒷얘기를 전하는 기사는 별로 없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몇 개를 찾았는데, 그 중에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el mundo)가 작년 10월 16일에 보도한 내용에 몇 가지 참고할만한 사실들이 있다.

로버트 카파의 미공개 작품 전시회를 앞두고 작성된 이 기사에서, 전시회를 주최한 영국 바비칸(Barbican) 센터는 '쓰러지는 병사' 촬영 당시 카파 옆에 그의 약혼녀 게르다 타로(Gerda Taro, 독일인, 종군 사진기사)가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카파의 사진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촬영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병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흥에 겨워할 정도로 여유 있는 시점에 촬영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기하게도 바비칸 센터의 의견과 수스페레기 교수의 주장 사이에 일치하는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카파의 사진이 전쟁의 한복판에서 촬영되진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베트남 전쟁을 기록하기 위해 전장에 갔다가 지뢰를 밟아 사망한 카파의 '기자 정신'이 근본적으로 훼손될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쓰러지는 병사'의 조작설이 한층 설득력을 얻게 됐다.

개인적인 생각에 카파가 한 병사를 촬영하려던 순간, 오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매복해 있던 소수의 저격수들한테서 공격받는 병사의 모습을 운좋게 포착한 것일 수도 있겠다.

by almaviva | 2009/08/21 16:30 | Mundo | 트랙백(1) | 덧글(1)

For the 소녀들, by the 소녀들, of the 소녀들 (뮤지컬 샤우팅)

한전 아트센터에 소녀들이 떴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 공연장에 붙어 있는 승리와 대성의 사진. 빅뱅이 한전 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아니다. 승리, 대성, 홍지민, 주원성 등 배우 이름만 들어도 왠지 보고 싶어지는 뮤지컬 샤우팅의 막이 올랐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가요 프로그램 무대 뒤에서 허드렛일을 맡고 있는 소년(승리, 대성)들이 스타 발굴 프로그램에 나가 가수의 꿈을 이룬다는 내용. 드림걸스, 42번가 등에서 숱하게 봐온 '자아실현'형 뮤지컬이다. 공연의 시작은 마치 뮤직뱅크 세트장을 옮겨놓은 듯하다. 현란한 춤, 박자 빠른 노래가 회전형 무대장치와 맞물려 진행된다. 원형 무대 덕분에 장면 전환이 신속하고 유기적이다.

샤우팅은 SBS '스타킹'과 KBS '뮤직뱅크'를 합성한 듯한 공연이다. 정통 뮤지컬을 기대한 이들에겐 다소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대성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승리가 홀로 무대에 오르는데, 빅뱅 팬이 아니라면 그의 모습을 보며 '손발 오그라듦' 현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승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뮤지컬 백전노장' 주원성의 연기 몰입도가 떨어지는 건 이해 불가하다. 노래, 연기 모두 기대 이하다. 그나마 홍지민의 가창력 하나는 볼만한데, 드림걸스에서 그녀가 들려준 폭발적인 목소리에 비해선 많이 떨어진다.

12일부터 23일까지 단기간 공연되는 샤우팅은 한마디로 '빅뱅팬들을 위한, 빅뱅팬들에 의한, 빅뱅팬들의'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by almaviva | 2009/08/13 10:10 | Pensamento | 트랙백 | 덧글(0)

내 부암동을 돌리도 - 부암동 챠오바

세상에, 차가 막힌다. 동사무소 주차장에선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좁은 골목에서 카메라를 든 이들과 마주치는 일도 다반사.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옷가게가 들어서고,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탄 치킨집 앞에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2009년 여름 부암동 풍경이다.

부암동에 나들이 나온 이들을 뭐라 할 순 없지만, 뒤엉킨 차량으로 혼잡이 꽤나 심한 '클럽 에스프레소' 주변을 지날 때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특히 일요일엔 등산객, 대학생 선교회 학생들(CCC본부가 부암동에 있다), 놀러온 사람들 등이 한데 어울려 참 애매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어떤 이는 땀내 풍기며 등산 지팡이를 휘두르고, 어떤 이는 기타를 등에 맨 채 하느님을 이야기하며, 또 어떤 이는 연인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오 예...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신기해서, 한 15년 만에 부암동 안쪽까지 올라가봤다. 허허 이게 웬걸. 서울에선 고산(高山)지대에 속하는 CCC본부 주변에도 카페나 식당이 이미 들어서 있었다. 맘먹고 환기미술관 뒤쪽까지 쭉 들어갔는데, 예전에 있었던 한옥 자리에 초현대식 카페가 운영 중이었다.
이름은 챠오바(Ciao Bar, ciao는 이태리어로 '안녕'이라는 뜻). 너무 덥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일단 들어갔다. 챠오바는 소형 전시관과 카페를 겸한 곳이다. 1층에서 주문을 한 뒤, 2-3층 전시관에 올라가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부암동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을 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주택가 중심에 위치해 소음 등으로 이웃주민들에게 꽤나 폐를 끼칠 것 같았다. 다만 차량진입이 어렵고 초행자의 경우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아 사람이 엄청 몰리진 않을 듯 싶었다. 부암동에 자꾸 이런 카페들이 들어서는 걸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슬퍼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래 사진 : 부암동에 있던 한옥들이 하나, 둘 없어지는 것 같다.)
기종 : M6, Elmar 50mm
필름 : AGFA APX ISO100

by almaviva | 2009/08/12 15:47 | Pensamento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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