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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가 muy bien~(아주 좋아요) - 홍대 Muy bien

중국, 일본은 이미 '마이 무긋다'. 프랑스도 이제 좀 지겹다. 여름휴가지로 제주도보다 동남아가 더 친숙한 세상이다. 어학연수가 대학졸업장만큼이나 당연시되고, 웬만한 외국문화는 실시간으로 서울에 소개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누구나 다 아는 외국이야기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어졌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형서점의 여행 코너다. 얼마 전부터 남미 관련 서적이 부쩍 많아졌는데, 전직 기자에서 일반 직장인까지 필자도 다양하다. 겉만 화려하고 내용은 별반 없는 '속빈강정'들이 많긴 하지만, 어쨌든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출판량이다. '지구 반대편'에 대한 한국인들의 궁금증 때문이리라.

유럽국가들 중엔 그동안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스페인이 대세다. 투우, 열정 등의 단순한 키워드를 넘어  올리브유, 타파스(tapas), 와인 등 스페인 식문화가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홍대에도 알바이신(Albayzin), 심스 타파스(Shim's tapas), 엘 플라토(El plato) 등 스페인 음식을 소개하는 식당들이 꽤 된다.

홍대의 샌드위치 식당 무이 비엔(Muy bien, 스페인어로 '아주 좋다'는 뜻)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와이프한테서 언뜻 들어본 적은 있었는데, 다른 곳에 다녀오다 우연히 들렀다. 보카딜요(bocadillo, 바게트에 햄과 야채 등을 넣은 간식)를 판다기에 호기심이 발동했으나 하몬(Jamon, 돼지 뒷다리를 말린 햄)을 넣은 스페인식 보카딜요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크랜베리쨈, 배, 햄, 치즈 등으로 알차게 속을 채운 '무이 비엔'식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달콤하고 담백한 맛이 만족스럽다. 세트로 주문하면 상큼한 샐러드와 담백한 스프를 함께할 수 있다. 세트 가격이 1만3천원으로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본전 생각은 안 든다.

식당 운영자가 스페인어와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가게 이름은 잘 지은 것 같다. 스페인이 일본이나 미국만큼 한국에 널리 소개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다만 일정 기간 여러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무이 비엔 블로그 : blog.naver.com/fly_muybien


첫번째 사진 기종 : M6, Elmar 50mm/ AGFA APX ISO100
두번째 사진 : 명함 스캔

by almaviva | 2009/08/01 01:26 | Mundo | 트랙백 | 덧글(2)

색다르게 치킨과 맥주를 먹고 싶을 때(홍대 플라잉치킨)

묵직한 저녁식사 대신 맥주에 안주를 곁들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제일 쉬운 대안은 치킨집에 가서 맥주를 마시는 것. 하지만 아저씨들로 가득찬 회사 옆 호프집은 왠지 부담스럽다. 은근한 조명 아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홍대 플라잉치킨이다.

가게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플라잉치킨의 대표 메뉴는 닭요리다.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닭볶음(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_-)과 맥주를 함께했는데, 불닭처럼 맵지 않아 식사 겸용 안주로 딱이었다. 닭요리만으로 조금 허전하다면 알밥을 주문하시길. 정중앙에 큼직한 알(?)이 박혀 있는 담백한 알밥을 닭볶음 소스에 비벼 먹으면 그만이다.

퇴근 후 부담 없이 한잔 하기에 좋은 곳이다. 다락방 같은 분위기 아래, 센스 있는 인테리어 소품을 감상하는 것도 재밌다. 음식 사진은 이미 다른 블로그에 많이 소개되어 있어 여기서는 생략한다. 위치는 극동방송 앞 분식점 '샌님' 바로 위.


기종 : Leica M6, Elmar 50mm
필름 : KODAK GOLD(ISO 100)

by almaviva | 2009/07/04 23:17 | Pensamento | 트랙백 | 덧글(0)

그곳엔 샌님이 산다. (홍대 분식집-샌님)

좀 뻘쭘했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작은 식당인 듯한데, 겉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손님의 일거수일투족이 훤히 들여다보였기 때문. 아기자기한 실내 인테리어를 몰래 훔쳐보다가 김밥을 입에 집어넣는 사람과 눈을 마주친 게 몇 차례. 지나갈 때마다 호기심에 바라보다가 분식이 당기는 주말 '통유리 식당'을 전격 방문했다.

밖에 대기손님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미 식당 내 좌석은 꽉 찬 상태. 많아야 열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니 바깥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게 다행일지도. 그래서 주인에게 물었다. "두 사람인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1초 정도의 망설임 끝에 돌아오는 대답. "글쎄요... 정확히 모르겠는데요."

맞다. 정답이다. 주말 저녁시간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마구 즐기고 있는 와중에서 빈자리가 언제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기손님이 와글거리는 상황에서 "한 20여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뻥치는 일부 식당이나 "잠시만 기다리면 된다"며 무조건 주문부터 받는 곳보다 훨씬 솔직한 답변. 다행히도 약 5분을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았다.

정갈한 인테리어에 메뉴도 간단하다. 김밥과 국수가 주력메뉴. 다양한 고명으로 속을 꽉 채워 두께가 꽤나 두꺼운 김밥은 3,500원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 시원한 김치 칼국수의 국물은 어머니의 그 맛을 연상시킨다. 야채를 듬뿍 올린 비빔만두는 이 집의 별미.

홍대 극동방송 건너편에 위치한 분식집 '샌님' 얘기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유명 분식점 '요기'에 가려 다소 지명도가 떨어지지만 최근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 담백한 분식 메뉴를 즐기며 유리를 통해 지나가는 이들을 구경하는 건 '샌님'의 또 다른 재미. 엄청 싹싹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샌님'마냥 얌전하게 음식 조리와 홀 서빙에만 집중하는 주인장들도 '샌님'의 매력. 그곳에 가면 솔직한 태도로 솔직한 음식을 만드는 '샌님'들이 있다.

PS. 사진 및 위치는 네이년 검색으로 충분히 확인 가능하므로 패스.

by almaviva | 2008/11/24 10:37 | Pensamento | 트랙백 | 덧글(1)

한국은 비빔밥, 스페인은?

빵 사이에 고기 패티(patty)와 야채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들어가 있는 미국식 햄버거, 일정한 수를 유지하고 있는 밥알 위에 정교하게 썰린 생선조각이 얹혀 있는 일본 스시. 한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를 대표한다. 프랑스하면 낭만적인 와인이 떠오르고 독일하면 진한 맥주가 떠오른다. 그럼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식은 뭘까?

일반적으로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건 투우와 프리메라 리가 정도다. 최근 한국에서 점차 매장수를 늘리고 있는 자라(Zara, 스페인어로는 '싸라'로 읽음)도 스페인 브랜드. 음식으로 관심의 폭을 넓히면, 모 치킨회사에서 웰빙식품이라며 열심히 광고 중인 '스페인 올리브 기름'도 사람들의 입길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처럼 스페인에 대한 이해도가 그닥 깊지 못한 한국에서 그나마 소개되어 있는 스페인 음식은 빠에야(Paella)가 아닐까 싶다.


최근 이태원이나 홍대 등지에 스페인 음식점이 드문드문 들어서면서 빠에야를 접한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빠에야는 스페인어로 음식 이름이면서 동시에 철로 된 넓다란 프라이팬을 의미한다. 빠에야는 스페인 동남부의 주요 쌀 산지인 발렌시아(Valencia)에 뿌리를 둔 볶음밥의 일종이다. 비옥한 토지와 쨍쨍한 햇살 덕택에 쌀과 오렌지 등이 풍부한 발렌시아 지방에서 어떻게 볶음밥 요리가 발달했는지는 역사적인 설명을 더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빠에야는 사프란이라는 향신료를 첨가해 노르스름해진 쌀밥 위에 각종 해물을 곁들어 먹는 요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빠에야의 원조 도시 발렌시아에 가면 해물 대신 토끼고기나 돼지고기를 얹은 빠에야가 훨씬 대중적이다(위의 사진 참조). 해물 빠에야보다 덜 화려하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

사실 빠에야가 한국의 김치처럼 스페인 음식을 대표한다고 할 순 없다. 남한의 6-7배에 이르는 스페인의 넓은 면적 탓에 지역 별로 다양한 요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스페인 중부 지방 사람들은 빠에야가 있다는 것만 알 뿐, 일상에서 빠에야를 거의 먹지 않는다. 아마도 해산물 빠에야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맛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게 아닐까 싶다. 해산물 빠에야가 스페인 관광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오늘, 우연히 발견한 홍대 스페인 식당 알바이신(Albaizyn)에 들렀다. 알바이신은 대학로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약 1년 전부터 홍대에도 분점을 열었다고. 알바이신은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 주에 있는 동네 이름으로 아랍 문화의 체취가 깊이 남아 있는 곳이다. 한 때 이베리아 반도를 호령했던 아랍인들이 자신의 본거지를 수복(收復)하려는 카톨릭 세력에 대항해 마지막으로 저항한 곳이 그라나다이기 때문.

알바이신에서는 생선알과 은행 등이 들어간 한국식 빠에야를 즐길 수 있다. 오징어 먹물이 들어간 빠에야 네그라(Paella negra)도 별미. 빠에야 한 접시에 35,000원으로 다소 비싼 듯 하지만 한 접시에 2-3인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 비싼 가격은 아니다. 빠에야 외에도 이베리아 반도의 체취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수의 요리들이 있으니 한 번 즐겨보시길. 스페인 관광지에서 삐끼들에 낚여 엉겁결에 맛본 빠에야보다 훨씬 훌륭한 요리들이 알바이신에 있다.


사진 출처 : 위키페디아

by almaviva | 2008/11/19 00:58 | Mundo | 트랙백 | 덧글(2)

부르스케타 (Bruschetta, 홍대 맛집 La Lieto)

올리브 열매가 무르익는 11~12월, 이탈리아 올리브 재배농부들은 오일을 짜내기에 앞서 반드시 빵을 준비했다고 한다. 오랜 노동시간 동안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새참으로 준비한 거라고 문득 생각할 수도 있으나 본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방금 생산된 오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선 반드시 맛을 봤어야 했는데 그냥 손가락으로 대충 찍어볼 수 없어 빵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탈리아 농부들은 올리브 압착기 주변에 군불을 피워놓고 거기에 빵을 살짝 구워 올리브 오일을 찍어 맛보았다고 한다. 생산된 제품의 상태도 확인하며 동시에 새참도 해결한 셈이다.


이탈리아 농민들의 올리브 오일 확인법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오늘날의 부르스케타(Bruschetta)로 발전했다. 기원은 다르지만 부르스케타는 스페인의 타파스(Tapas)와 유사한 요리로 전채(前菜)나 요깃거리로 딱이다. 최근엔 치즈나 햄 등을 얹는 '변형' 부르스케타가 대중적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맛깔난 부르스케타는 바삭하게 구워진 바게트와 상큼한 토마토 고명을 함께 하는 것이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맹맹하지도 않게 바게트에 마늘향을 흩뿌린 뒤 바질, 올리브유, 후추, 소금 등을 토마토와 적절히 혼합해 고명을 준비하는 게 핵심이다.

상큼한 맛의 부르스케타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홍대 라리에토(La Lieto)다. 단순하되 상큼한 토마토 고명이 이 집의 특징. 치즈나 햄 등을 올리지 않아 부르스케타의 맛이 깔끔하다. 전채뿐만 아니라 먹음직스런 치즈가 구석구석 들어가 있는 파스타도 별미. 워낙 인터넷에 정보가 많은 식당이므로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최근 '라리에토' 브랜드를 내세워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다. 한 예로 중국음식점 '동천홍'의 경우 서울 곳곳에 분점을 내면서 매장 간 수준차이가 드러나 고객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쉽게 말해 '맛없는' 분점들이 일부 있었단 말씀. 라리에토도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질'을 떨어트리는 건 아닌지. 하지만 아직까지 라리에토 홍대점은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먹으며 '몰래 데이트'하기에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있다. 직접 가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듯.


사진출처 : http://www.annamariavolpi.com/bruschetta.html

by almaviva | 2008/07/30 00:43 | Mundo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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